민영의료보험, 믿을 수 있나

[2008.08.13 18:42]      


[쿠키사회] 다 보장해준다고 광고하는 보험회사의 광고들. 실제 가입자들은 얼마나 보장받고 있을까.

정남숙(56)씨는 2년째 아들의 재해 사망 보험 보장금을 받지 못했다. 정씨는 아들이 재해로 사망했으니, 보험사측이 일반 재해 사망 보장금인 1억원을 자신에게 줘야한다고 말했다.

정씨 아들 안요환씨는 2006년 6월 충남 공주의 한 고속도로 공사현장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출동한 공주소방서 관계자는 안씨 사고사의 원인이 추락, 낙상이라는 증명서를 정씨에게 발부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소방서의 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 했다. 부검 결과 특기할 외상과 질병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험사는 ‘사인 불명’이라며 보장금 지급을 거부했다.



정씨는 지난 1월 받은 암수술에 대한 암 보험 보장금에 대해서도 보험사측과 실랑이를 벌여왔다. 보험사측은 1cm이상 절개하는 암 수술을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보장금 100%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정씨는 8mm를 절개하는 암 수술을 받았다. 보험사측은 일단 50%에 합의하면, 나머지 금액은 추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합의가 끝나자 보험사측은 잔액을 지급하지 않았다.

정씨는 암 보장금을 전부 다 받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아들의 재해 사망 보험금도 합의를 보자는 보험사측에 분개했다. 또 다시 속지 않겠다며 해당 보험회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보험회사측은 정씨 아들의 사망 보험금에 대해 50% 이상은 줄 수 없다며 법적으로 해결하자고 말했다.

보험소비자협회 김미숙 대표는 “정액보험은 사고가 원인이 약관에 딱 맞으면 100%지급하든가 아니면 안 맞으면 안 줘야 하는 게 정상” 이라며 일부만 지급하겠다고 제시하는 것도 그 상황이 해당이 되는 걸 인정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험소비자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회사 기준 보험금 지급률은 8.9%에 불과하다. 1급 장애 판정을 받고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강원도 홍천의 손영빈(10)군은 3살 때 떨어지는 TV에 머리를 맞아 뇌기능에 손상을 입었다. 영빈이를 진료한 의사는 사고로 인한 발달장애 판정을 내렸다. 사고 직후 X-ray를 찍었지만 X-ray로는 정신적인 상태를 측정할 수 없다.

사고 발생 2년 후에야 보험회사측은 보험사 자문의사의 진단만을 인정한다고 했다. 보험사 자문의사는 ‘사고에 의한’ 발달장애가 아닌, 선천적인 질병인 ‘붕괴성 장애’ 판정을 내렸다. 보험회사는 이를 내세워 영빈이가 1급 장애가 된 것은 질병 탓이라며 보험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빈이가 가입한 보험도 사고에 의해서만 보험금을 보장받는 재해보험이었다. 해당 보험 상품의 경우 재해로 인해 1급 장애가 되면 2억 5천만원을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보험회사측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며 영빈 어머니 김옥자씨에게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의 지급 요구에 대해 보험금 감액 또는 지급 거절을 위해 채무 없음을 구하는 소송이다. 김옥자씨는 보험사측에 영빈이의 치료비를 요구했지만 보험사측은 소송중이라 치료비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는 전문가나 변호사의 도움 없이 반대 소송으로 맞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변호사 비용 또한 상당한 액수여서 소비자로서는 소송에 대응하는데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대표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처럼 민영회사에서 판매하는 각종 보험상품을 관리하는 법을 만들어서 가입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미 기자 imwi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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