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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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이 이름표를 다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은 안심해요.’

2014.07.11

 

 

- 보건의료인 명찰 의무 패용에 대한 환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

 

 

무면허 약사를 찾아 고발하여 상금을 타는 사람들을 가리켜 흔히 ‘팜파라치’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팜파라치’로 인해 약국들이 골치다. 하지만 ‘팜파라치’를 비난하기 전에 왜 그런 사람들이 생겼는지를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약국에서는 약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복용에 대한 설명을 하며 약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카운터 약사’인데, 실상 그들이 약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다. 문제는 약을 사는 사람들이 그들이 약사인지 아닌지를 모른다는 데 있다. 약사회에서는 자정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올해 6월 약사에게 위생복 의무 착용 및 명찰 의무 패용을 규정한 약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더욱 약사를 식별할 방법이 없어져 버렸다. 무면허 약 판매를 하더라도 고객입장에는 알 방법이 없어져 버린 셈이다. ‘팜파라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약사의 위생복 의무 착용 및 명찰 의무 패용은 형평성을 이유로 폐기됐다. ‘의사, 한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에는 위생복 의무 착용 규정이 없는데 약사에게만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형평성 문제라면 모두 의무 착용하도록 하면 될 일을 굳이 없애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명찰 패용은 ‘이름’ 하나 표시하는 단순한 일일뿐이지만 이것이 주는 영향력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명찰 패용’, 보건의료인과 환자간의 신뢰 형성에 도움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서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6일 동안 403명의 회원 대상으로 실시한 ‘보건의료인 명찰 의무 착용’에 따른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적법한 보건의료인이지를 어떻게 확인하고 있냐?’는 질문에 ‘확인하지 않고 병의원, 한의원, 약국에서 일하면 모두 보건의료인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이 38%였고 ‘가운을 입었으면 보건의료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24%였다.(가운에 달려 있거나 목에 걸고 있는 명찰을 보고 확인한다 22%, 벽면에 걸려있는 면허증을 보고 확인한다 16%) 이는 환자들은 병원이나 약국에서 일하거나 위생복만 착용하고 있으면 그냥 적법한 보건의료인이라고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문제는 환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함으로 인해 무자격자들이 의료․약무 서비스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하나가 의사 역할을 하는 간호사인 PA(Physicians Assistant) 간호사이다. PA 간호사는 현행법상 허용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수술보조·상처봉합·전문설명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2010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의원(민주당)이 국정감사 당시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우리나라 의사보조(PA) 현황`을 보면 PA 간호사 인력은 2005년 235명에서 2009년 968명으로 4년 동안 4.1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PA 간호사 인력 968명 중 85%인 821명이 외과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문제는 PA 간호사가 수술보조 이상의 월권행위를 하더라도 환자들은 그 상황을 알기가 어렵다. 위생복을 착용 유무로만은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 4월 제5회 환자샤우팅카페에서는 경기도 모 대학병원에서 자궁에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자궁이 적출된 최남미 씨가 나와 억울함을 하소연한 적이 있다. 최 씨는 “수술동의서 작성시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명한 사람도 흰 가운을 입고 있어서 당시 담당의사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PA간호사였다.”며 “대학병원이라는 데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말이 되냐?”며 분노를 표했다.

 

이러한 일은 비단 PA간호사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이나 간호조무사도 마찬가지이다. 새 의료기기나 의료용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직접 수술실로 들어와 환자를 상대로 직접 시연을 하는 경우도 있고, 간호조무사 역시 자신이 해서는 안 되는 치료행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인인지 아닌지를 모르기 때문에 병실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도 방치할 수밖에 없다. 최근 병원은 각종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도난 사건은 이외로 빈번하다. 환자가 검사를 받으러 가거나 화장실을 나간 사이 휴대폰이나 금품 등이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 심지어는 살인과 같은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보건의료계의 자발적인 ‘사진과 이름과 면허직종이 기재된 명찰’ 패용 기대

   

보건의료인이 유효한 면허증을 가진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알 수 없음으로 인해 환자나 보호자가 갖게 되는 오해는 아주 많고 이런 것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명찰 의무 패용이다. 이로 인해 환자입장에서 적법한 보건의료인들에게 최상의 의료약무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 받지 않을 수 있고, 병원에서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막을 수 있어 보건의료인과 환자 간에 신뢰를 형성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보건의료인을 인지시키는 방법으로 국민들은 위생복 착용보다 명찰 패용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9%가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명찰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반대 1%) 뿐만 아니라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79%가 명찰에 ‘사진, 면허직종, 이름’을 모두 표시하기를 원하고 있다.(이름만 1%, 면허직종과 이름 20%)

 

아울러 설문조사에서 명찰 패용에 대해 자율성보다는 강제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명찰 의무착용을 법제화했을 때 위반을 한다면 어떤 처벌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5%만이 ‘처벌규정을 두지 않고 보건의료계의 자율에 맡긴다.’는 답변을 보였을 뿐 대다수는 어떤 형태로든 패널티를 줘야한다고 답변했다.(과태료 40%, 벌금형 42%, 징역형 13%)

 

보건의료인의 전문성에 대한 환자의 신뢰는 의료서비스나 약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유효한 면허증을 가진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방법으로 이름과 면허직종만 가슴에 기재된 위생복 착용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사진과 이름과 면허직종이 기재된 명찰’을 가슴에 패용하거나 목에 거는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명찰 의무 패용이 보건의료인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가 아닌 면허증을 가진 직업인으로써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상당수의 병의원, 약국이 이미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계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사진과 이름과 면허직종이 기재된 명찰’을 패용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시기를 우리 환자단체들은 기대한다. 

 

 

 

2014년 6월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암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