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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산부인과 유령수술 관련 환자단체 입장

2019.08.03

[보도자료] 보건복지부는 수술실에서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로 의식을 잃은 환자 대상으로 유령수술이 시행된 경우 의료법 제24조의24(집도의사 변경 시 서면 고지의무) 적용 여부 관련해 신속하게 유권해석을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국회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유령수술 근절을 위해 수술실 CCTV 설치 등 입법 발의된 법안들을 신속히 심의해야 한다.

 

최근 인천의 한 산부인과의원 수술실에서 프로포폴을 사용해 환자를 수면마취 후 원래 수술하기로 약속된 집도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들어와 유령수술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술 도중 마취에서 깬 환자가 처음 듣는 목소리의 낯선 의사가 수술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환자는 수술에 참여한 간호사들에게 원래 수술하기로 약속한 집도의사가 아닌 것 같다며 문제제기를 했지만 간호사들은 이를 부인하며 집도의사가 직접 수술했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는 수술이 끝난 후 CCTV 영상 확인을 간호사에게 요청하자 그때가 되어서야 실제 수술을 시행한 다른 의사가 유령수술 사실을 인정하였고, 다음날 수술실 입구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유령수술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관할 보건소도 환자의 신고로 현지조사를 해 유령수술 사실을 적발했다.

 

집도의사는 환자의 요청으로 수술 10분 전에 면담까지 했지만 그때에도 집도의사가 다른 의사로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유령수술이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재판 때문에 법원에 갔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법원 앞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 갔기 때문에 법원에 간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을 바꾸었다. 광고된 레이저수술기로 수술을 한 것이 아닌 것 같아서 환자가 확인을 요청하자 의사와 간호사 모두 레이저수술기로 수술한 것이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보건소 현지조사 결과 수술실에 있던 기계는 레이저수술기가 아닌 전기수술기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726‘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해당 산부인과의원과 관할 보건소를 취재해 산부인과 수술실 낯선 은근슬쩍 바뀐 의사편을 방영했다. 해당 산부인과의원에서는 환자는 수술이 아닌 시술을 받았고,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을 받았기 때문에 의료법 제24조의2에 규정된 설명의무·동의서 작성의무·집도의사 변경 시 서면 고지의무와 이를 위반할 경우 3백만 원 과태료(의료법 제92)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지조사를 실시한 관할 보건소는 수술기록지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료기록부에도 수술날짜·수술명·수술의사 서명 이외 아무런 기재를 하지 않는 진료기록부 부실기재 행위(의료법 제22조제1항 위반), 비급여 진료비용을 적은 책자 등을 접수창구 등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하지 않은 행위(의료법 제45조제1항 위반), 홈페이지에 레이저 수술을 하는 것으로 의료광고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레이저 수술을 하지 않았고, 보건소 현지조사 후 홈페이지에 광고된 레이저 수술 부분을 삭제하는 불법 의료광고 행위(의료법 제56조제2항 위반)에 대해서는 의료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관할 보건소가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수술에 참여하지 않는 집도의사의 서명을 진료기록부에 허위개재한 행위수술에 실제 참여한 유령의사의 서명을 다른 사람이 대신 기재한 행위의료법 제22조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관할 보건소는 유령수술을 처벌하는 의료법 제24조의2의 적용에 있어서 전신마취를 했을 때만 적용되고 프로포폴과 같은 수면마취제를 사용했을 때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의료법 제24조의2는 전신마취 이외 수술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관할 보건소는 환자가 받은 의료행위가 시술이 아닌 수술에는 해당되지만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관할 보건소의 판단에 따르면 유령수술에 관여한 의사들은 설명의무·동의서 작성의무·집도의사 변경 시 서면 고지의무와 이를 위반할 경우 3백만 원 과태료모두 적용받지 않는다.

 

문제는 환자가 수술실에서 프로포폴과 같은 수면마취제로 의식을 잃은 후 직접 수술하기로 약속했던 집도의사가 아닌 생면부지(生面不知)의 다른 의사가 사전 동의도 받지 않고 수술을 하거나 수술한 후 사후 고지를 하지 않는 유령수술을 했는데도 의료법 상 형사처벌 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입법적 흠결이다. 전신마취제와 수면마취제의 구분이 모호하고, 환자가 의식을 잃어 집도의사를 유령의사로 바꿔치기 해도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일한데도 의료법 24조의2의 적용에 있어서 전신마취는 포함되지만 수면마취는 제외된다는 논리는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해석이다. 만일 해당 산부인과의원의 주장이나 관할 보건소의 판단처럼 의료법 제24조의2의 전신마취에 수면마취가 제외된다면 국회는 신속히 의료법 개정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

 

2017712일 성형외과 유령수술 관련 1심 민사재판에서 유령수술은 사기행위에 해당할 뿐 만 아니라 신체 훼손에 의한 자기결정권 침해행위로서 위법하고, 위자료 5,000만 원을 포함해 손해배상금으로 7,8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사건번호: 2015가단5175508)을 했다.

 

수술에 있어서 환자의 신체를 훼손할 수 있는 모든 권리는 환자가 수술을 허락한 집도의사에게만 있고, 환자로부터 위임된 집도의사의 권리는 환자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양도될 수 없다. 또한 집도의사라고 하더라도 환자가 허락한 수술 부위에 대한 신체훼손 행위만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실에서 환자를 전신마취 한 후에 환자 동의 없이 집도의사를 바꿔치기하는 유령수술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다. 1심 민사법원의 유령수술 판결은 이를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이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산부인과의원 유령수술은 의료법 제24조의2 위반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재산죄인 사기죄 뿐 만 아니라 신체에 대한 죄인 상해죄도 성립될 개연성이 크다. 앞으로 유령수술 관련 형사 고소나 고발이 있는 경우 검찰은 사기죄 뿐 만 아니라 상해죄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이번 산부인과의원 유령수술 또한 CCTV 영상이 없었다면 밝혀낼 수 없었다. 지난 521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제26조의2(의료행위에 관한 촬영 등)를 신설하는 의료법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지난 712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법안이 상정은 되었으나 첫 관문에 해당하는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아직까지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올해 상반기 중에 수술실 안전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으나 ‘CCTV 설치 장소를 수술실 안과 밖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료계·병원계·환자단체·소비자단체·관련학회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을 예정이다.

 

환자단체는 유령수술에 수반되는 각종 의료법 위반죄(진료기록 부실기재, 진료기록 허위기재, 비급여 진료비용 미고지, 불법 의료광고 등)와 사기죄·상해죄 성립을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는 이번 산부인과의원 유령수술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관한 관할 보건소와 보건복지부의 처분을 면밀하게 검증할 것이다. 또한 수술실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국회에 발의된 수술실 CCTV 설치·운영과 녹화 영상 보호 관련 의료법 개정안(일명, 권대희법)을 신속히 입법화 할 것을 촉구한다.

 

2019731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대한건선협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